별 거 아니란다. 정말 별 거 아니란다! 그런 일은 앞으로도 수없이 일어난단다. 네가 빠져 있는 상황에서 한 발자국만 물러서서 바라보렴. 그럼 너는 알게 된다. 니가 지금 느끼는 건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고 울 일은 더더욱 아니고… 그저 산다는 건 바보같은 짓거리들의 반복인 줄을 알게 될 거란다… 자, 이제 울음을 그치고 물러서렴. 그 감정에서 단 한 발자국만, 그 밖을 향해서.
하지만 실제로 혜완은 뒷자리에서 흐느끼는 여자아이의 울음소리에 따라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왜냐하면 한 발자국 물러서는 일이 때로는 전 우주를 들어올리는 것보다 힘들 수가 있다는 것을 그녀가 잘 알고 있는 까닭이었다.
공지영,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