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가 어둠 속에서 빠져나와 한데 모이고, 죽은 자들이 그의 앞에 되살아났다. 그렇게 과거와 망자가 현재의 살아 있는 사람들 사이로 흘러 들어오면 그는 순간적으로 아주 강렬한 환상을 보았다. 자신을 압축해서 집어삼킨 그 환상 속에서 그는 도망칠 길도, 도망칠 생각도 없었다. 트리스탄과 아름다운 이졸데가 그의 앞을 거닐었다. 파올로와 프란체스카가 강렬한 어둠 속에서 빙빙 돌았다. 헬레네와 총명한 파리스는 자신들의 행동이 낳은 결과 때문에 씁쓸한 표정을 지은 채 어둠 속에서 솟아올랐다. 그는 이런저런 강의를 함께 듣는 동료 학생들에게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것을 그들에게서 느꼈다. 학생들은 미주리 주 컬럼비아의 이 커다란 대학을 거처로 삼고 중서부의 공기 속을 무심하게 돌아다녔다.
"모르겠나, 스토너 군? 아직도 자신을 모르겠어? 자네는 교육자가 될 사람일세."
"정말이십니까?"
"정말이지."
"그런 걸 어떻게 아시죠? 어떻게 확신하십니까?"
"이건 사랑일세, 스토너 군. 자네는 사랑에 빠졌어. 아주 간단한 이유지."
존 윌리엄스, 스토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