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역시 난 비에 젖은 들쥐처럼 지쳐 있었지. 가득한 연기와 술향기에 뒤섞이는 빈 웃음소리들, 눈을 마주친 언제인가 만난 듯한 검은 눈동자. 우린 짧지만 깊은 눈빛과 설레이는 인사를 나눴지. 바로 이 순간 우리 외에 남은 것은 푸른 전구빛 뿐. 언제 나와 같이 저 귀여운 아름다운 달빛 속으로.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 너와 나 사이의 이 푸른 빛이. 그래도 역시 나는 말을 하지. 널 사랑해, 널 사랑해, 언제까지나.


아직도 남아있는 할 말이 더 있다면 바로 지금 해. 그래, 어차피 모든 것이 다 이렇게 흘러가니까. 바로 이 순간 우리에게 남은 것은 푸른 기억들 뿐. 언제 우리 다시 점심이나 저녁이나 함께 하겠지. 역시 아침은 다시 나를 찾고 우리들은 슬픈 세상 속으로.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겠지, 비에 젖은 들쥐처럼 지쳐 있을 때.


모임별, 푸른 전구빛






2014. 5. 19. 1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