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이 좀 재밌어 보이기도 했어.

 

그래, 재미. 당신들은 뛰어나기도 했지만, 가뿐해 보였어. 뭔가에 짓눌려 있지 않은 듯했어. 물론 당신들한테도 나름대로 심각한 걱정거리들이 있겠지만 동시에 그걸 뚫고 나갈 자신감과 재주가 있어 보였거든. 하루하루 쫓기거나 견디거나 하는 게 전부였던, 빠른 다리 하나 믿고 내달리는 초식동물 같은 나하고는 전혀 다른 냄새. 발톱이 있는 자들만이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보는 자유를 누리지. 나한테 그런 건 없었어. 그런데 옆에서 보기만 하니까 왜 이렇게 재밌는 건지. 정말이지 너무나 무임승차가 하고 싶더군.

 

전민희, 룬의 아이들 블러디드

 

 

 

2025. 6. 12. 1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