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절은 사탕 같은 게 아니란다, 니나. 너에게 가장 잘 맞는 것들을 고를 수 있는 게 아니야. 그리고 반쯤 먹고 남은 것을 다시 상자 속에 집어넣을 순 없어……."
니나는 노련하고 참을성 있는 표정으로 백작을 바라보더니 아마도 백작을 위해서인 듯 조금 더 천천히 얘기했다.
"공주가 과자를 부탁할 때 '부디'라고 말해야 한다는 것은 이해해요. 왜냐하면 누가 자기에게 과자를 주도록 설득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과자를 달라고 부탁하고 나서 과자를 받았다고 한다면, 그땐 '고맙습니다'라고 말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아저씨의 예에서 두 번째 경우, 공주는 과자를 달라고 부탁하지 않았어요. 먹어보라는 권유를 받은 거예요. 남이 권유한 것을 받아들여서 그 사람이 원한 것을 들어주었을 뿐인데 왜 '고맙습니다'라고 말해야 하는지, 난 그 이유를 모르겠어요."
니나는 자신의 주장에 마침표를 찍듯이 조그만 레몬 파이를 입에 넣었다.
"네 주장에도 약간의 일리가 있다는 걸 인정한다." 백작이 말했다. "그러나 내가 이제까지 살아온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을 얘기하자면……."
니나는 집게손가락을 세워 흔들면서 백작의 말을 잘랐다.
"아저씨는 방금 전에 실은 아주 젊다고 말했잖아요."
"그럼. 젊고말고."
"그렇다면 아저씨는 '이제까지 살아온 경험'이라는 말을 하기엔 아직은 좀 이른 것 같아요."
잘났어, 정말. 백작은 생각했다. 이 차만큼이나 명징하고 야무지군.
"나는 바른 자세를 위해 노력할 거예요." 니나가 손가락에 묻은 과자 부스러기를 털면서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뭘 부탁할 때마다 '부디'와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꼭 사용할 거예요. 하지만 내가 먼저 부탁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고맙다고 말할 생각이 전혀 없어요."
에이모 토울스, 모스크바의 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