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집회가 되겠지. 특별한 시기에 열리는 특별한 집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체포될까 봐 두려워서 같은 탁자에서 식사도 함께하지 못했던 아흐마토바, 불가코프, 마야콥스키, 만델시탐 같은 작가들이 다 참석할 거야. 사실 수년 동안 그들은 자신들의 서로 다른 양식을 옹호해왔지만, 내년 6월엔 한자리에 모여 '노바야 포예지야', 즉 신시新詩를 구축하는 논의를 하게 될 거야. 보편적인 시 말이야, 사샤. 망설이지 않는 시, 굽실거릴 필요 없는 시. 인간 정신이 주제에 담겨 있고 미래가 시상에 담겨 있는, 그런 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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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후유증은 무엇이었습니까?" 미시카는 동상에 대고 물었다.

결과적으로 거의 다 망쳤을 뿐이다. 불가코프는 수년 동안 한 단어도 쓰지 않았다. 아흐마토바는 펜을 놓아버렸다. 이미 옥고를 치른 바 있는 만델시탐은 다시 체포되었다. 그리고 마야콥스키는? 오, 마야콥스키…….

지난 1922년, 미시카는 사샤에게 이들 네 사람이 합심하여 러시아의 새로운 시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었다.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였지만 말이다. 하지만 결국 그게 바로 정확히 그들이 한 일이 되고 말았다. 그들은 침묵의 시를 창조해낸 것이다.

"그래, 침묵도 하나의 의견일 수 있지." 미시카는 혼잣말을 했다. "침묵도 저항의 한 형태일 수 있지. 생존을 위한 하나의 수단일 수 있어. 또한 시의 한 유파일 수도 있어. 나름의 운율과 비유와 관습을 보유한 시의 유파일 수 있다고. 연필이나 펜으로 쓸 필요 없이, 가슴에 들이댄 총부리를 앞에 두고 영혼에 쓰는 시 말이야."

 

에이모 토울스, 모스크바의 신사

 

 

 

2025. 8. 3. 1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