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너에게 몸이 되어 주고 싶어.
난 네 뒤를 쫓고 싶고, 너를 찾아내고 싶고, 너한테 따돌림 당하고 놀림당하고 흠모받고 싶어. 난 패배당하고 싶고 승리하고 싶어. 네가 나를 베고, 나를 날카롭게 갈아 주면 좋겠어. 네 곁에서 10년 동안 아니면 100년 동안 차를 마시고 싶어. 케팔로스라는 머나먼 행성에 어떤 꽃이 있는데 그 꽃은 100년에 단 한 번, 살아 있는 별과 그 별의 짝인 블랙홀이 합을 이룰 때 핀다고 해. 나는 그 꽃을 80만 년에 걸쳐 모아서 꽃다발로 만들어 너한테 주고 싶어. 우리가 함께한 그 모든 전투를, 우리가 함께 만든 그 모든 시대를 들숨 한 번에 다 음미하게끔.
하지만 나에게 너는 아무리 여러 번 읽어도 부족한 편지야.
나는 너에게 하나의 맥락이 되고 싶어. 너도 나한테 그런 존재가 돼 주면 좋겠어.
난 너를 사랑하고, 또 사랑해. 그리고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둘이서 함께 알아내고 싶어.
아말 엘모흐타르&맥스 글래드스턴, 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