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 않는다면 서지 않는 것

첨, 비극을 그렇게 이해하자

 

나는 그러길 바래

 

쥬뗌므, 라는 발음을 알지? 그 말의 의미가 아니라 그 말의 발음이 끌고 다니는, 쥬와 뗌과 므가 인사시켜준 빛 혹은 선(線)들

 

그 슬픔으로 가득한……

 

첨, 나는 너의 사람이 되고 싶어 진심으로, 그럴 수 없겠지만 우리들 숨 찬 미래 네가 네 자신을 어리석고 별 볼일 없고 천박하다고 믿었기 때문에 우리집 창문을 부수고 달아났지 너를 쫓아가 네 주먹의 피를 씻겨주었을 때, 난 네가 '형' 혹은 '아저씨'라고 불러주기보단 머뭇거리는 두 팔을 뻗어 포옹을 청해주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랐다 진심으로 우리들 숨 찬 미래 그럴 수 없어서 너는 그냥 '병신, 난쟁이 주제에' 하고는 부리나케 달아났지

 

황병승, 첨에 관한 아홉소ihopeso씨(氏)의 에세이

 

 

 

 

 

2014. 7. 7. 2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