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내가 타임스스퀘어에 돌아와 있음을 깨달았다. 1만 3000킬로미터에 걸쳐 미 대륙 전체를 돌고 돈 끝에 다시 타임스스퀘어에 돌아온 것이다. 나는 러시아워 중에서도 가장 복잡한 시간에, 길에 익숙해진 순진한 눈으로 수백 수천만의 사람들이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끝없이 서로 으르렁대는 뉴욕의 절대적인 광기와 환상적인 혼잡함을, 그 미친 꿈을 보았다. 움켜쥐고 낚아채고 건네주고 한숨 쉬고 죽음을 맞아서 결국은 롱아일랜드시티 너머의 끔찍한 공동묘지 도시들 중 하나에 묻히는 것이다. 마천루로 가득한 이곳, 이 땅의 동쪽 끝은 미국이 태어난 곳이다.

 

(...)

 

저물녘이었다. 해슬은 어디 있지? 나는 해슬을 찾아 광장을 뒤지고 다녔다. 그는 광장이 아니라 라이커스 섬의 교도소에 있었다. 그렇다면 딘은? 모두들 어디 있지? 삶은 어디에 있는 걸까? 돌아갈 집이 있으니, 그곳에 머리를 누이고 잃은 것들을 세어 보고 얻은 것들도 세어 볼 수 있다.

 

잭 케루악, 길 위에서

 

 

 

2025. 5. 27. 0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