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야기에 한마디 덧붙여 보지. 아까 내 생각의 결론이기도 하고 말이야. 어릴 때 아버지 차 뒷좌석에 누워 있을 때였는데, 또 다른 꿈을 꾸었어. 내가 백마를 타고 속속 나타나는 장해물을 훌쩍 넘어서 달려가는 거야. 전봇대를 스치고, 집이 있으면 빙글 돌아가고, 그러기 힘들 때면 뛰어넘으면서 언덕을 달려 올라갔어. 차로 가득한 광장이 갑자기 나타났는데 실로 멋들어지게 피했지…….”
“그래! 그래! 그래!” 딘이 희열에 넘쳐 숨을 쉬었다. “나와의 차이점은, 나는 혼자서 직접 뛰었다는 거야. 말 없이 말이야. 너는 동부 아이였으니 말을 꿈꿨겠지. 물론 그런 걸 저급한 문학적 발상이라고 하진 않겠어. 그건 너나 나나 잘 알고 있는 거니까 말이야. 그런 게 아니라, 내 경우에는 아마 더 요란한 정신분열이었던 것 같은데, 실제로 찻길을 달렸어. 엄청난 속력으로 때로는 145킬로미터로 말이야. 숲과 울타리와 농가를 넘어서, 때로는 언덕까지 재빨리 달려갔다가 돌아오면서, 조금도 거리를 잃지 않았지…….”
잭 케루악, 길 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