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당수에 빠질 수는 없습니다.
어머니,
저는 살아서 시를 짓겠습니다.
공양미 삼백 석을 구하지 못하여
당신이 평생 어둡더라도
결코 인당수에는 빠지지 않겠습니다.
저는 여기 남아 책을 읽겠습니다.
나비여,
애벌레가 나비로 날기 위하여 누에고치를 버리는 것이 죄입니까?
어디에도 인당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눈을 떠야 합니다.
김승희, 배꼽을 위한 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