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다 보면 가끔 뭔가를 잃어버릴 때가 있다.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소중한 것도 사소한 장난처럼 그리곤 어느새 망각의 깊은 지층 속에 깨끗히 묻어버린다. 삶은 그런 것이다. 그러나 그 잃어버린 것은 우연처럼 되돌아와 거대한 바다를 뒤엎는 해일처럼 한순간 삶을 송두리채 뒤흔들어 놓는다.

 

기억나?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그 날 하늘이 얼마나 눈부셨던지, 햇살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바닷가를 물들이던 노을은 또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아니요. 나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요. 그 날 하늘이 얼마나 눈부셨는지, 노을은 또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왜냐하면 나는 오직 당신만 보고 있었으니까.

 

M, 2007

 

 

 

 

 

2014. 4. 20. 1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