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있을까 믿고 싶은 것, 바라고 싶은 것
모래밭에 나란히 엎드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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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후에 다음 말을 고르는
너의 망설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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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빗방울을 올려다보며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불현듯 너의 입술이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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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지」하고 말을 걸면
「춥네」하고 대답해 줄 사람이 있는 따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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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것을 보고 있지만
너와 나의 무언가가 끝나가는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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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다리는 일 없어져서
쾌청한 토요일도 비 오는 화요일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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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지 말고 사랑하자」
찢어질 만큼 몇 번이고 줄을 긋는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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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노시마에서의 하루
서로 다른 미래가 있다면 사진은 찍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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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다리는 아침엔 네 시, 다섯 시 반, 그리고 여섯 시
자명종 시계를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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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울리는 벨소리
부재도 너에 관한 그 어떤 것이기에 소중히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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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해 공백으로 비워둔 수첩에도 스케줄을 적는다
연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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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랑은 없는 걸까
그런 것은 바라지도 않는 저녁에 되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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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있는 내게 나도 놀란다
사랑은 조용히 끝이 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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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도 없이 떠나는 사람을 붙잡지 못하고
언제나 그대로인 나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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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탕을 핥으며 저물어 가는 봄
스물두 살의 셔츠를 벗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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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맛 좋은데」 네가 말한 7월 6일은
샐러드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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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트가 알맞게 구워지고
내 방의 공기도 서서히 여름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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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런 이야기 그냥 그런 웃음
그냥 그래서 고향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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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볶으며 기다린다 너의 전화
적당히 단맛이 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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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를 기다리게 하는
너의 아픈 가슴을 생각하며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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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을 사고 둘만의 은신처를 위해
만약의 세계지도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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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되기엔 이른
사진 속의 내 표정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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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았던 기억은 어딘지 투명해서
항상 혼자 언제나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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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와라 마치, 샐러드 기념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