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는 기다리고 있는 내 팔 안으로 기어들어 부드럽고 신비스럽고 불순하고 무심하고 반짝이는 눈으로 별처럼 느긋하게 나를 애무한다―세상에서 값싼 귀염둥이 가운데 가장 값싼 아이. 그것이 바로 님펫이 흉내내는 것이다―그렇게 우리는 신음하며 죽어간다.

 

「왜 그러시나요, 아가씨?」 나는 그녀의 머리카락 속에다 웅얼거린다(나도 모르게 흘러나온다).

「그걸 알아야 한다면, 아빤 길을 잘못 접어든 거예요」

「그럼 옳은 걸 가르쳐주세요」

「조금 있다가 전부」 꼬마 난봉꾼이 말했다.

 

 그대가 기어오른다. 그대의 가슴이 쿵쾅거린다. 격정에 휩싸여 나의 남성을 불태운다. 엘리베이터가 덜컹거리는 소리. 멈춤. 다시 덜컹거리는 소리. 복도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 죽음 외에는 어느 누구도 그대를 앗아가지 못하리. 여리디여린 소녀여, 오! 그대, 생각할 때마다 사랑스럽구나. 그 어느것도 그대를 앗아가지 못하리.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롤리타






2014. 5. 31. 0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