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책을 읽으면서 내가 배운 한 가지는, 뉴욕만큼이나 큰 도시의 모든 개개인이 자신의 경험은 유일무이한 거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만큼 인간의 경험에는 무수히 많은 다양성이 존재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이건 아주 멋진 일이죠. 왜냐하면 우리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열망하고, 사랑에 빠지고, 비틀거리며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린 어느 정도까지는 앞으로 겪게 될 일이 우리가 이미 경험했던 것과는 달리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것일 거라고 믿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교수가 말을 이었다. “뉴욕만큼이나 넓은 장소에서도 우리의 개별성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인간의 경험에는 무수히 많은 다양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관찰한 후로 내 머릿속에는 과연 그 같은 무수히 많은 다양성만 있을까, 하는 강한 의구심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우리가 동서고금의 수많은 도시와 마을에서 개개인이 경험했던 모든 이야기를 다 모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도플갱어가 아주 많을 거라는 것을 난 조금도 의심하지 않으니까요. 그의 삶이―여기저기서 변주된 형태로 나타나긴 하지만―모든 내용 면에서 우리 자신의 삶과 똑같았던 그런 사람 말이에요. 우리가 사랑했을 때 그도 사랑했고, 우리가 울었을 때 그도 울었고, 우리가 성취한 것을 그도 성취했고, 우리가 실패했을 때 그도 실패한 그런 사람, 우리와 똑같이 논쟁하고 판단하고 웃었던 그런 사람 말이에요.”
”무한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 하나는, 무한이란 것은 정의에 따라 모든 것이 하나씩 있는 것뿐 아니라 둘씩 있는 것, 셋씩 있는 것도 다 포함해야 한다는 거예요. 사실, 우리 자신의 분신 같은 존재가 인간의 역사에 드문드문 산재해 있다고 상상하는 것이 그런 존재가 전혀 없다고 상상하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덜 이상해요.”
에이모 토울스, 링컨 하이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