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작은 순순히 스푼을 입에 넣었다. 곧장 신선한 꿀의 익숙한 달콤함이 입에 고였다. 햇빛, 황금색, 즐거움을 나타내는 꿀의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백작은 계절이 이맘때인 것을 감안하면 이 첫 느낌에 이어 알렉산드롭스키 정원의 라일락이나 사도보예 환상도로의 벚꽃을 암시하는 향이 뒤따를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영험한 묘약 같은 벌꿀이 그의 혀에서 녹자 백작은 전혀 다른 어떤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그 꿀은 모스크바 중심부의 꽃나무가 아니라 풀이 무성한 강둑과…… 여름날 산들바람의 흔적과…… 퍼걸러의 아늑함…… 등을 떠올리게 했다. 무엇보다도 그 꿀에는 꽃이 만발한 수많은 사과나무를 암시하는 또렷한 향이 있었다.
아브람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니즈니노브고로드." 아브람이 말했다.
과연 그랬다.
명백히 그러했다.
에이모 토울스, 모스크바의 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