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제심이 무너질까봐 그동안 차마 그 노래들을 듣지 못했다. 선배가 죽었던 페테르부르크에 발을 딛는 것도 두려웠다. 잘 쌓아올린 접시처럼 내 감정이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기를 바랐다. 그것들이 다 무너져서 내 속을 찌르고 어지럽히지 않기를 바랐던 결벽이 있었다.
최은영, 먼 곳에서 온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