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끝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

시간은 한 방울도 남아 있지 않다는 것

이 이상한 단절을 어떻게 해야 하나

몸에 구름이 가득하단 말이야

몸을 파고 든단 말이야

몸이 온통 구름이면 펼쳐진 하늘이 있다는 것 아니야

(그런 도식으로 지내왔다니 놀라워)

 

 

우습게도 그렇게 진흙 속으로 파묻히면서

진흙의 입으로 항변을 했다는 것

그러니까 진흙에 아예 묻히지는 않았다는 것

진흙의 목소리는 온통 진흙이라는 것

진흙의 목소리를 그 누구도 알아듣지 못했다는 것

 

잔혹했다고

그래서 천장에 매달린 빨래대에 목을 칭칭 감았다고

자꾸 발까지 빠지려고 해서

허공으로 몸을 꺼내야 했다고

 

발이 숨 쉴 수 있는 최소한의 허공이 필요했어

 

이원, 의자와 노랑 사이에서

 

 

 

2025. 5. 10. 23:08